[피플人] (사)수와진사랑더하기 안상진 공동대표 -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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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려는 따뜻한 마음 고향서 만끽합니다"
"불꽃처럼 살아야 해 오늘도 어제처럼… 모르는 사람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 입구에 들어서자 1980년대 인기가수 수와진의 노래 '파초'가 은은하게 들려온다.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노랫말과 선율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괴한 피습…뇌 수술…폐암
잇단 불운 딛고 부산서 재기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
형 상수 씨는 순천서 모금 활동
 
이달 중순부터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심장병 어린이와 불우이웃 돕기 자선 모금 공연을 하고 있는 ㈔수와진사랑더하기의 안상진(53) 공동대표. 안 대표는 지난 12일 햇살복지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부산진구청과 협약식을 갖고 매주 금•토•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연을 하고 있다.

"역시 고향 부산사람이 최고입니다. 나누려는 마음이 다른 곳보다 훨씬 더 따뜻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고향에 돌아와 마음이 푸근합니다."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이, 60~70대 어르신들이 주머니에서 동전과 지폐를 꺼내 모금함에 넣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고향의 따뜻한 마음을 만끽하고 있다는 설명. 

공동대표인 형 안상수 씨는 전남 순천시와 협약을 맺고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장 입구에서 자선모금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가수 수와진은 그동안 함께, 혹은 따로따로 수많은 자선 모금 공연을 통해 지금까지 800~900명의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를 지원했다. "이제 부산과 순천에서 형제간 선의의 자선 모금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안 대표는 그동안 암 등으로 세 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도 자신의 노랫말처럼 '저 들판에 풀잎처럼 쓰러지지' 않고 심장병 어린이와 불우이웃을 위해 '불꽃처럼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61년 부산 서구 대신동 꽃마을에서 태어난 안 대표는 초량초등-대연중을 거쳐 경남상고(현 부경고) 1년 때 기타의 매력에 빠졌다. 입대 후 군 교회에서 특송을 부르다 문선대에 뽑혔다. 제대를 앞두고 열린 한 방송국의 위문 공연 때 군인 대표로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가수로 발탁됐다,

안 대표는 "데뷔를 준비하고 있을 때 대선배 가수인 윤복희 누나로부터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심장병 어린이돕기 콘서트에 동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이게 지금까지 25년 가까이 거리 공연을 이어온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명동성당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어릴 때 가정형편 때문에 치료도 제대로 못 받고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여동생이 생각났습니다. 이 공연이 끝난 후에도 모금 공연을 계속해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앨범 제작 중이었던 안 대표는 소속사에 알리지 못하고 몰래 공연해야 했다. "그러던 중 어느날 명동을 우연히 지나가던 소속사 대표에게 그만 들키고 말았습니다. 야단 맞을까 걱정했는데 격려도 해 주었고, 심지어 앰프까지 사 주었습니다. 이때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가수 수와진은 1987년 데뷔 첫해 방송국 연말 가요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가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상진 씨에게 불운이 몰려왔다. "지금도 그날을 잊을 수 없습니다. 1989년 1월 1일 한강둔치에서 산책 중이었는데 갑자기 괴한들에게 피습을 당했습니다." 안 대표는 3차례나 뇌수술을 받았다. 

안 대표는 휴양차 부산으로 내려왔다. "앞으로 영원히 노래를 못할 것 같아 방황했습니다." 5년 후 경기도 수원시에서 라이브카페를 열었다. 이때 스트레스 등으로 간에 이상이 생겨 투병생활을 해야 했다. 2007년 드디어 형 안상수 씨와 합쳐 다시 방송활동과 심장병 어린이 돕기 모금 공연도 재개했다.

그러나 이때 세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중국에서 온 심장병 어린이의 수술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배가 아파 검진을 받아보니 '폐암 3기 아니면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2011년 왼쪽 폐의 3분의 1을 절제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요양 중 백석대 신학대학에 입학했다.

"이때 친구(이상민•(㈔수와진사랑더하기 부산경남지회장)가 '서울 등에서만 좋은 일 하지 말고 고향인 부산에서도 한 번 해 보자'고 제안해 자선 모금 공연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안 대표는 평일에는 신학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금•토•일요일에는 부산으로 내려와 공연을 펼치고 있다.

"1시간 노래하고 5분 쉬는 식으로 하루 7시간 노래합니다. 날씨도 춥고 허리도 아프지만 힉교 동창 등 어릴 때 친구들이 격려해 주고 모금에도 동참해 주는 덕분에 예전의 동심도 되살아나 더욱 힘을 내고 있습니다."

안 대표는 내년 10월 부산진구청과의 협약 기간이 끝나면 중구청, 해운대구청 등과 협의해 모금 공연을 이어갈 생각이다. 또 이를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수와진사랑더하기 부산경남지회의 활동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심장병 어린이와 불우이웃 모금에 부산 시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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